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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들

작성자 수메루/안소휘 조회수 1060 좋아요 0 2012.01.08 13:16:05

 

 

모처럼 늦잠을 잤는데

 아,아,아 하는 애기 소리가 들려

눈을 떴더니 욘석이 저들 방에서 엉금엉금 기어 마루를 건너 내 방까지 와서

잠 자는 고모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라고

ㅋㅋㅋ 알아 듣지 못할 소리로 깨우는 것 아닙니까

 

조금 더 누워있고 싶은 욕심에

컴터를 켜서 쥬니어네이버를 열고 어린이 동요 이어듣기 눌러놓고 앉혀놨지요.

우리 도은이는 스무곡 정도는 꼼짝 않고 앉아서 봅니다.

좋아하는 노래는 손뼉을 치면서 보고

싫어하는 노래가 나오면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며 인상을 박박 씁니다.

애기가 특히 좋아하는 노래는

아빠 힘내세요(엉덩이까지 덜썩거리며 제일 좋아함), 퐁당퐁당, 뽀뽀뽀, 한국을 빛낸 백명의 위인(거의 넋을 잃고 보고 있음),

...대체로 많은 노래를 좋아하는데

표정에 좋고 싫은 것이 역력히 나타나지요.

제일 싫어하는 노래는

아기돼지 바깓으로 나가자고 꿀꿀...하는 노래인데

이 노래만 나오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냅니다. 웃깁니다.

또 웃긴 것이,  아빠와 크레파스 노래가 나오면 웁니다.

눈물까지 글썽글썽하면서 슬퍼합니다.

 

태어나 겨우 열달을 넘긴 녀석에게도

노래를 듣고 표현할 감정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나는 요 녀석이 내 방으로 엉금엉금 기어오면 곧 동요를 찾아 틀어 놓습니다.

 

아침엔 요 녀석이 건너 와 한참 있으니

큰녀석도 눈을 비비며 찾아들어왔습니다.

나란히 앉혀놓고 동요를 듣게 했는데

나란히 앉아 동요를 듣고 있는 두 녀석의 모습이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예쁜 그림입니다.

 

맨 마지막으로 아이의 엄마가 일어나 건너오면서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오랜만에 내 손으로 아버지 밥상을 차려 내고나니

얼렁뚱땅 일요일의 한나절이 지났습니다.

 

밥상을 짚고 서서 손 닿는 그릇마다 푹푹 손가락으로 찔러보던 아가가

할아버지 어깨를 잡고 무릎으로 가서 앉더니

할아버지 입가에 붙은 밥풀 하나를 (그걸 또 언제 봤는지) 스윽 떼어다 제 입에 넣어

모두 깔깔 웃게 했는데

아버지는 우리가 왜 웃는지도 모르시고 어리둥절

 

지금 녀석들은 아버지 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아마 아버지 책상 위에는 종이를 헝클면서 꼬맹이가 기어다니겠네요.ㅎㅎ

 

 

약속한 날짜가 점점 다가옵니다.

저 녀석들이 설 지나고 나면 저들 집으로 돌아갑니다.

지금부터 벌써 걱정입니다.

나도 아버지도

저 녀석들 가고나면 무슨 재미로 살까...

 

 


[레벨:9]운해

2012.01.09 10:23:15
*.97.234.66

문안 인사드립니다.

평안하셨지요?

새해에도 만남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소원합니다.

삶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둘러보며 빙그레 웃고갑니다.

  •  
profile

[레벨:100]수메루/안소휘

2012.01.09 10:39:07
*.253.68.139

고맙습니다
새해도 날마다 행복하세요
  •  

[레벨:10]주향

2012.01.09 18:14:56
*.52.134.68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 맞기가 참으로 힘이 들더니만,

새해가 되니 문제도 문제로 보이지 않고

또 새론 한 해를 살아 갈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할 뿐...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 가득 가득 수메루님 안방에 채워지시길...^^

 

또 구방마루 번성하고, 윤숙님과 여기 오시는 벗님들 모두도 건강과 큰 복 누리시길..imo031.gif

  •  
profile

[레벨:100]수메루/안소휘

2012.01.10 01:07:03
*.142.210.231

먼 길임에 틀림없는데

잊지않고 찾아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  

[레벨:27]우주

2012.01.11 13:25:24
*.200.58.141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맛으로 살면 되죠~

그리워하는 맛도 괜찮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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